생활

통도사 앵두나무

익스크롬 2025. 6. 1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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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도사의 앵두나무, 고요한 봄날의 붉은 속삭임

경남 양산의 깊은 산자락에 자리한 통도사(通度寺).
삼보(佛法僧) 중 불보(佛寶)를 모시는 대가람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사찰의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특히 봄이 되면 통도사 경내 한쪽에서 소박하게 꽃을 피우는 앵두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앵두나무는 벚꽃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 작고 붉은 열매와 연한 분홍빛 꽃잎은 마치 속삭이는 듯한 고요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찰의 고요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그 존재는 더할 나위 없이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통도사의 앵두나무는 특히 극락암, 청향당 부근에서 자주 눈에 띄는데, 오래된 나무는 줄기가 굵고, 가지 끝마다 앵두처럼 맑고 투명한 열매를 맺습니다. 햇살을 받은 앵두는 보석처럼 반짝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조용히 붙잡습니다.


사찰을 찾은 이들은 앵두꽃이 피는 계절에 더욱 감성적으로 변합니다. 조용히 앉아 앵두나무 아래에서 명상에 잠기거나, 바람결에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삶의 쉼표를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가고, 어떤 이들은 마음속 깊이 간직해 갑니다.


앵두는 불교적 상징으로 탐욕을 경계하는 교훈으로도 종종 해석됩니다. 작고 달콤한 열매가 욕심을 부르기 쉽지만, 그 안에 씨앗은 단단하고 쉽게 깨물 수 없습니다. 이는 외적인 유혹에 현혹되지 말고 본질을 꿰뚫어 보라는 의미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지나치기 쉬운 나무 한 그루지만, 통도사 앵두나무는 절제된 아름다움과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을 지닌 존재입니다.
복잡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통도사에 들르게 된다면, 꼭 앵두나무 아래서 잠시 멈춰 서 보세요.
고요한 나뭇가지 위에 맺힌 작고 붉은 앵두가, 그날 당신의 마음에도 조용한 평화를 선물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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